918년에 세워진 고려는 처음에 탐라국을 그대로 인정했습니다. 180여 년 뒤인 1105년, 고려가 탐라국을 지방 행정구역인 ‘탐라군耽羅郡’으로 흡수하면서 탐라는 독립된 ‘나라國’의 지위를 잃었습니다. 고려의 한 지방이 된 제주에는 불교가 들어와 많은 사찰이 세워졌습니다. 육지에서 들어온 청자도 유행했습니다. 고려와 몽골의 전쟁 뒤에는 삼별초三別抄가 들어와 끝까지 몽골에 저항했지만, 1273년 삼별초가 고려와 몽골 연합군에게 패배했고, 탐라는 몽골이 직접 통치하는 탐라총관부로 바뀌었습니다. 몽골은 탐라의 드넓은 중산간에 목장을 만들고 말을 풀어 길렀습니다. 1295년에는 ‘바다 건너 고을’이라는 뜻의 ‘제주濟州’로 이름이 바뀌어 오늘까지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