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특별전‘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秋史와 제주’개최
- 작성자국립제주박물관
- 등록일2022-03-31
- 조회수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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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 년 만에 제주에서 만나는 국보 < 세한도 >
특별전 ‘ 세한도 , 다시 만난 추사 秋史 와 제주 ’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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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점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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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관장 이재열)은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가 제주 유배 시절에 그린 <세한도(歲寒圖)>(국보)를 집중 조명하는 특별전 “세한도 , 다시 만난 추사와 제주”(2022.4.5.~5.29.)를 개최한다. 178 년 만에 처음으로 작품의 탄생지인 제주에서 <세한도>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지난 2020년 <세한도>를 소장해오던 손창근(1929년생)선생의 기증을 기념하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세한, 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의 순회전시로 마련되었다. <세한도>를 비롯하여 <불이선란도>, <김정희 초상>등 13 점의 작품을 함께 선보여 김정희의 삶과 예술세계를 폭넓게 살펴볼 수 있게 구성하였다 .
세한도의 탄생
19세기 전반 조선 문예계의 중심에 있던 김정희는 1840년 55세의 나이에 제주로 유배를 오게 된다. 8년 4개월간 이어진 세한 (*‘세한 歲寒’ 은 설 전후의 혹독한 추위를 이르며 인생의 시련과 고난을 뜻함)의 시기에 죄인이 된 자신을 잊지 않고 변함없이 귀한 책을 보내주며 위로했던 역관(譯官) 제자 이상적(李尙迪, 1804~1865) 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 <세한도>를 그렸다. <세한도>는 “한겨울 추운 날씨가 된 다음에야 소나무와 측백나무가 시들지 않음을 알게 된다.(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 )” 는 『논어』의 구절을 모티프로 한 그림으로, 시련 속에서도 변치 않는 신의를 압축적으로 표현한 조선 최고의 문인화로 평가받는다.
세한도, 178 년의 여정
이상적은 <세한도>가 그려진 1844년, 그해 음력 10 월에 <세한도>를 가지고 북경에 가서 청나라 문인들의 찬사를 받으며 모두 16인의 글을 받았다. 이후 <세한도> 는 이상적의 제자 김병선(金秉善, 1830~1891)과 그의 아들 김준학 (金準學, 1859~1914 이후)을 거쳐 김정희 연구자인 일본인 후지쓰카 지카시 (藤塚鄰, 1879~1948)가 소장하게 되었다. 후지쓰카가 일본으로 가져간 <세한도>를 1944 년에는 서화가 손재형(孫在馨, 1903~1981)이 폭격의 위험을 무릅쓰고 되찾아 왔다. 이처럼 <세한도>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오가며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면서도 그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 의해 지켜졌다. 1970 년 무렵에는 개성 출신 사업가 손세기(孫世基, 1903~1983)가 <세한도>의 주인이 되었고 , 대를 이어 이 그림을 소장한 손창근 선생은 마침내 2020 년 초, 자식처럼 귀중히 여기던 <세한도> 를 국가에 기증하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증된 세한도를 국민과 함께 나누고 손창근 선생의 숭고한 뜻을 널리 알리기 위해 특별전 “세한 - 한겨울에도 변치 않는 푸르름” 을 개최하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22년, 이 전시는 “세한도, 다시 만난 추사와 제주”라는 제목으로 178 년 만에 <세한도> 작품의 탄생지 제주를 찾아오게 되었다.
세한도에 담긴 인생의 성찰과 예술의 완성
이번 전시는 지난 2020 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렸던 특별전의 감동과 여운을 고스란히 담았다 .
전시 1부 ‘세한의 시간’ 에서는 먼저 김정희가 겪은 시련의 경험과 감정을 이방인의 눈으로 해석한 7분 영상 <세한의 시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영화 제작자 겸 미디어아트 작가 프랑스인 장 줄리앙 푸스(Jean-Julien Pous) 가 독특한 시선으로 포착한 제주도 풍경에 김정희의 고통과 절망, 성찰에 이르는 과정을 녹여냈다. 이어서 김정희의 <세한도>와 청나라 문인 16인과 한국인 4인의 감상 글로 이루어진 세한도 두루마리(전체 크기 33.5×1,469.5cm) 전모를 서울 전시에 이어 2년 만에 공개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군자의 곧은 지조를 지키는 행동의 가치를 칭송한 20 명의 감상문은 <세한도>를 통해 그 정신을 본받고자 했던 마음과 감동을 고스란히 전한다. 또한 <세한도>를 초고화질 디지털 스캐너로 스캔하여 그림 세부를 자세히 보여주는 영상 에서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김정희의 치밀한 필력을 확인할 수 있다.
전시 2부 ‘송백의 마음’ 에서는 세한의 시기 송백과 같이 변치 않는 마음을 지닌 김정희의 벗과 후학, 그리고 그의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품을 선보인다. 동갑내기 친구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 애제자 허련(許鍊, 1808~1893)과 주고받았던 편지, 전각가 오규일(吳圭一)이 만든 인장들은 시련의 시기를 예술로 승화했던 제주에서의 시간을 보여준다. 김정희의 예술과 학문은 20세기 서예가 오세창(吳世昌, 1864~1953)과 서예가이자 국회의원을 역임한 손재형, 김정희 연구자 후지쓰카 지카시 등이 이어받았다. 이번 제주 전시에서는 독립운동가 이시영(李始榮, 1869~1953)의 글씨 <장무상망 (長無相忘)>을 새롭게 추가하여 김정희 예술세계의 폭넓은 계승을 깊이 있게 살펴본다. 전시 마지막 공간에는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김정희의 또 다른 걸작 <불이선란도>를 선보여 기증의 의미를 돌아봄과 동시에 추사 김정희가 올라선 예술의 경지를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전시는 178 년 만에 <세한도>가 탄생한 제주에서 <세한도>를 직접 접할 수 있는 매우 뜻깊은 자리이자 도민들과 관광객들이 전시를 감상하면서 문화적 자긍심과 기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또한 추사 예술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가 제주에 남아 있는 추사 김정희의 자취에 대한 관심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편, 전시와 연계하여 오는 4월 23일(토) 에는 추사 김정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유홍준 명지대학교 석좌교수의 특별강연이 있을 예정이다.
<세한도> 제작에 담긴 사연과 이를 고이 보존해 온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지치고 힘든 시간을 보낸 많은 분께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
